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설교 말씀을 들을 때나, 누군가 대표 기도를 할 때 ‘하나님 홀로 영광을 받으시옵소서’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게 돼요. 너무 자주 접하는 표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추상적으로 들려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어요.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라는 표현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세 개의 질문을 먼저 생각해 보려 합니다. 첫째, 영광을 받으시는 하나님은 누구신가? 둘째, 영광을 올려 드리는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 셋째, 영광이란 무엇인가? 이렇게 이 세 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근거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라는 고백의 최종적 의미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 영광을 받으시는 하나님은 누구신가에 대해서입니다. 성경이 계시하는 하나님은 스스로 모든 생명(요 5:26)과 영광(행 7:2)과 선함(시 119:68)을 지니시기 때문에 홀로 자신 안에서 온전히 만족해하시는 분이십니다. 이를 신학적으로 하나님의 ‘자충족성’(self-sufficiency)이라고 고백합니다. 즉 하나님만이 홀로 스스로 계시면서 모든 것의 원천이시기에 그분은 자신이 지은 피조물을 필요로 하지 않으시고(행 17:24-25), 그들에게서 유익을 구하지도 않으십니다(욥 22:2-3). 이런 하나님은 이미 영광으로 충만(사 6:3)하시며 그 무엇이라도 하나님의 영광을 손상할 수 없습니다(사 48:11). 우리는 이 하나님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둘째, 영광을 올려 드리는 사람(성도)은 누구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요한계시록에는 구원받은 자와 구원받지 못한 자 사이의 대비를 ‘하나님께 영광 돌림’이라는 주제로 표현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계시록 전반에서 하나님의 택함 받은 자들은 그 크신 구원의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께 늘 감사와 찬송으로 영광을 올려 드리고 있는 반면에 악인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으면서도 회개치도 않고 주께 영광을 돌리지도 않습니다(계 16:9). 그러므로 오직 성도만이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는 자들인데, 성경은 영화에 이르지 않은 성도는 여전히 모든 부분에 부패함의 잔재가 남아 있다고(요일 1:10; 롬 7:18; 빌 3:12) 가르칩니다. 그러므로 성도가 최상의 영적 컨디션 상태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고 해도 완전한 거룩 가운데 계신 하나님께서 받으시기에는 합당치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 영광 올려 드림’이라는 주제를 생각하면서 이 세상에서는 늘 불완전한 성화의 상태에 있는 우리 자신을 인식해야 합니다.

셋째, 그렇다면 과연 영광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영광은 히브리어로는 ‘카바드’(무겁다, 존경하다, 존귀하다)이며, 헬라어로는 ‘독사’(광채, 영화, 명성)입니다. 이 ‘독사’(doxa)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송영’(doxology)이 유래되었습니다. 따라서 성경이 가르치는 ‘영광’의 의미는 ‘어떤 존재의 가치가 있는 그대로 무겁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 의미를 하나님께 적용하면, ‘하나님의 하나님이심’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린다’라는 표현은 하나님께서 이미 영광으로 충만하신 당신을 계시하실 때 그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깐 성도가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는 것은 ‘시상대의 제일 높은 단상에 올라가거나’, ‘승진을 했거나’, ‘기도에 응답을 받았을 때’와 같은 상황에서 하나님을 높여 드릴 때만이 아니라, 불치병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고백할 때, 중대한 프로젝트에 실패했지만, 그분의 섭리를 믿으며 오히려 감사를 드릴 때, 큰 환란을 만났지만, 기도로써 하나님을 굳게 의지할 때와 같은 사건을 통해서도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릴 수 있습니다. 나아가 성도는 양식을 주신 하나님을 인정할 때 ‘먹든지 마시든지’하는(고전 10:31) 가장 1차원적인 삶을 통해서도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